2015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한 황성일 ㈜동아인업 대표이사
동인복지재단도 설립 “지역사회 발전·복지 증진 위한 마중물”
황성일 대표이사는 50년 전 부산에 터를 잡은 후 갖은 고생을 하다가 인쇄업을 접하게 됐고, 현재 부산지역 대표 인쇄사인 ㈜동아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27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며 고액 기부자 모임인 부산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화제가 됐다.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황성일 대표이사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기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글 | 임남숙 기자 sang@print.or.kr  
인터뷰 · 탐방  |  인터뷰


 



 

 

축하드립니다.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셨습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지역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을 위한 작은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했을 뿐입니다.

경북 경산에서 나고 자란 저는 청년 시절 성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때 대구에서 일을 했지만 실패를 경험한 뒤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50년전 학연, 지연, 혈연이 없는 무연고지인 부산에서 일정한 직장도 없이 막노동으로 전전하다가 사진식자 오퍼레이터로 인쇄업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동아인업을 설립했는데, 이렇게 회사가 성장한 것은 제가 열심히 한 것도 있겠지만 부산이라는 지역 사회가 제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산은 저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 부산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시작하게 됐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다시 되돌려 줄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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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지만 힘들여 모은 돈을 기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사진식자 오퍼레이터 출신입니다. 인쇄업 역시 오퍼레이터로 시작했습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옛날 인쇄업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지만 요즘은 인쇄로 돈을 버는 것은 참으로 힘듭니다. 디지털이 발달하는 시대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거기에다 저는 출판업까지 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지평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부산에서 출판업은 돈을 쏟아 붓는 사업입니다. 망하고 싶다면 출판업을 하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깐요. 게다가 돈 없는 작가들에게 제작비 한 푼 받지 않고 책을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돈 되는 출판물은 다른 곳에 가고 돈이 없으면 우리에게 부탁해도 저는 다 들어주었습니다. 자비를 들여가면서까지 계간 겨레문학, 오늘의 문예비평등과 월간 부산문예저널5년여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출판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기부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벌기 어렵더라도 씀씀이를 조금만 줄이면 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기부는 쉬운 일입니다. 돈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전에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기부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좋은 곳에 조그마한 선행을 함으로써 오히려 내 마음이 편함과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다라는 생각으로 힘들게 모은 것을 어려운 곳에 쓰는 기쁨은 나를 더욱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유가 있을 때는 괜찮았지만 경지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동안 기부를 하던 사람들도 기부액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장님은 그런 유혹이 없었나요?

기부라는 것이 일단 돈이 기본이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식자업을 시작해 중견 인쇄인이 되기까지 50여년이라는 짧지 않는 세월 동안 기부활동을 계속했습니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니깐요.가난했지만 어려울수록 기부해야 한다는 열정이 있었기에 매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결국 기부가 나를 나태하지 못하도록 격려하고 채찍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사는 게 어려워도 먹고 사는 기본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할 수 있는 한 지속적으로 기부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으로 각종 뉴스에 보도되기는 했지만 오래 전부터 다양한 모임을 통해서 기부를 하기도 하고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제 직업인 인쇄업을 통해 재능기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사회복지법인 동아복지재단을 설립하시기도 했는데요, 동인복지재단은 어떤 곳인가요?

50여 년 전 중구 대청동 인쇄골목에서 현재의 서면 공장으로 옮기면서 IMF를 극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1851의 건물을 사고 시설 확장을 하는 등 나름대로 기반이 잡히자 지역 사회에 뭔가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사업가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억원을 출연해 평소 생각했던 복지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동인복지재단이 그것입니다. 특히 배운 것이 인쇄업이라고 인쇄 관련 재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체 출연금만으로는 재단의 지속적인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인쇄사업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동인복지재단30여 명의 장애인이 4명의 종사자와 함께 일일 5~6시간 주 5일 근무로 단순 반복 작업을 위주로 쇼핑백 등의 수작업을, 재능있는 장애인은 현수막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계고용제도를 활용해 병원 인쇄물, 실내장식 간판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동인복지재단은 장애인 자활사업장으로 일터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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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에서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데요,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제가 열심히 살기도 했지만 지역사회 많은 분들이 제게 도움을 주신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타향에서 이 정도까지 온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기 때문에 가능했던 입니다. 그래서 인쇄라는 직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각종 단체 활동과 모임을 통해 봉사와 나눔을 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은 저의 제2의 고향이기 때문에 부산이 잘 되어야 모두가 잘된다는 신념으로 재래시장 보호를 비롯해 NGO단체인 향토기업사랑 부산시민연합 상임대표로 지역 현안에 대해 발 벗고 나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부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직을 맡아 고향 발전과 100만 출향인의 친목과 유대 강화와 권익신장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부활동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부산에 마리아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소년의 집이 있습니다. 1957년에 미국인 알로이시오 슈왈츠 신부가 설립한 것으로 만 3세 이상 만 18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복지시설입니다, 이곳에서는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사 반주를 위해 중학생 중심으로 창설된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는 1979년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공연을 펼친 바 있으며 2007년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모든 음악인들의 꿈인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공연했던 오케스트라입니다. 이 오케스트라가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는데 제가 10여 년 전부터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력가처럼 큰 돈을 후원할 수는 없지만 직업이 직업인만큼 연주회에 따르는 인쇄물을 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재능을 발휘할 연주회에 필요한 팜플렛, 포스터 등의 인쇄물 일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연주회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시간이 갈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부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재산 때문에 가족 간의 불화가 생기는 사례가 수없이 많습니다. 심지어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입니다.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 남에게 봉사와 후원을 하려면 내 가족의 동의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아들에게 기부에 대한 내 생각을 얘기하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특히 아내가 저를 이해해 주고 100% 지지해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가톨릭 신자로서 평소에도 사랑을 나누며 공유하는데 적극적이라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니 나눔의 감동도 더 커지고 가족 간의 정도 훨씬 돈독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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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인업에 대한 소개 바랍니다.

50년전 부산에서 처음 가진 직업이 식자업이었습니다. 완전 수동으로 찰그닥소리를 내는 타자기 형식의 식자업을 하다가 제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컴퓨터편집기를 도입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열심히 노력한 끝에 자영업자로 성장해 인쇄사의 하청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변신을 거듭해 부산사진식자협회를 결성했습니다. 사진식자학원도 개설해 80여명의 오퍼레이터를 양성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인쇄기를 도입해 편집, 기획에서 인쇄까지 영역을 넓혀 부산지역 인쇄업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동아인업은 미쓰비시 대국전 5색기, 24색기 2, 하이델베르그 대국전 4색기 등 인쇄기를 비롯해 코닥 CTP 출력기, 라미네팅기 및 제대기, 다이커팅기를 비롯해 스탈접지기 등 접지기 4, 오사꼬 중철기, 무선제책 시설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역 작가와 유통업계의 인쇄물이 주요 작업물이며, 양질의 인쇄물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납품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인쇄사에서 아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 사업을 하겠다고 독립해 몇 년 동안 이곳을 떠나 있다가 지금은 다시 돌아와 내 옆에서 자기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 젊다보니 매사에 의욕적인 면이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의욕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제 사업을 나중에 이어받으려는지 모르겠지만 과욕은 금물이다. 특히 인쇄업은 뿌린 만큼 거둘 수 있다는 자세로 작은 것에 정성을 다하면 큰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섭리로 중용을 추구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은 무엇인가요?

저는 지난 50년 동안 인쇄업계에서 일을 시작해 사업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식자기 하나로 시작해 지금은 30여 명의 직원이 기획, 편집, 출력, 인쇄 및 후가공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시스템으로 일괄작업이 가능한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2006년에는 부산은행선정 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인쇄인으로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 길만 걸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 나이가 70이 넘었습니다. 이 나이에도 현역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이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천명(天命)’이라는 말이 있듯이 70살까지는 하느님이 준 삶이라면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이 준 삶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에 덤으로 사는 남은 삶은 더욱 보람 있게 살아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서 몇 년을 더 살지 몰라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욕심 없이 나눔을 실천하며 남은 생을 보내려고 합니다.

 

- 황성일 대표이사 경력

부산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향토기업사랑부산시민연합 상임대표

부산경제가꾸기 부산시민연대 공동대표

재부 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

부산시민재단, 부산시민센터 이사

부산가톨릭경제인회 회장 역임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 역임

 

월간 프린팅 코리아 2015년 9월호 통권 159호    

 
 

  프린팅코리아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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