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이기성 원장의 ‘한글 폰트 들여다보기’
시대 발전의 궤적 함께 한 한글 폰트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나눔마당에서 11월 17일까지 열리는 최정호·최정순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원도, 두 글씨장이 이야기’의 연계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14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14일에는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이 ‘한글 폰트 들여다보기’, 28일에는 박한수 활판공방 대표가 ‘한국의 근대활자 들여다보기’에 대해 발표했다. 이기성 원장의 발표를 요약 정리한다. 글 | 임남숙 기자 sang@prin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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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활자의 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1945년 광복 후 교과서를 한글로 제작하고자 했으나 한글 납활자가 없어서 우선 필경으로 등사판 인쇄를 하였다. 필경용 한글 서체는 필경사들이 직접 손으로 줄판(홈이 팬 강철판)에다 철필로 쓰는 육필체였다.

납활자를 주조해 인쇄하는 일반 교과서는 납활자 주조기가 수입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트레이싱페이퍼에 직접 글자를 제도하는 우리나라의 생활부도, 이웃나라의 생활부도, 먼 나라의 생활부도 등 지리부도용 한글 활자의 원도를 먼저 제작했다.

 

김영작, 최초 한글 서체 원도 제도

도서출판 장왕사에서 지도를 제작하던 원도 제도사인 김영작이 국내 최초로 한글 서체 원도 한 벌을 완성하였다. 이 글자로 제도된 지리부도는 1952중학교 사회생활부도라는 과목명으로 문교부 검정을 취득한다.

일반 교과서용으로는 1952년 한글 활자 원도 디자이너 최정순이 문교부의 국정교과서 활자 원도를 제작했다. 1955년에는 역시 한글 활자 원도디자이너인 최정호가 동아출판사와 삼화인쇄의 활자 원도를 그렸다. 1962년 최정순이 중앙일보사와 평화당인쇄의 활자를 제작했다. 1966년 최정호는 도서출판 장왕사의 교과서용 활자 원도를 그리고 이를 광명인쇄사에서 금속 활자로 제작했다. 이 장왕사 교과서용 활자의 자모는 광명인쇄사뿐 아니라 신일인쇄사, 법문사인쇄사 등에서도 사용됐다. 197210월 유신조치가 선포되고 1977년 검인정교과서 출판사의 탄압이 시작되면서 대형 출판사의 한글 활자 원도 그리기와 활자 제작 사업이 수년간 중지됐다.

 

광복 후 한글 원도 디자인한 3명의 대가

광복 후 한글 금속활자의 원도는 대부분 장봉선, 최정순(1917~2016), 최정호(1916~1988) 3명의 대가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1945년 광복 직후 장봉선이 일본 동경에서 벤톤 자모조각기로 한글활자를 만들었지만 널리 쓰이지는 못하다가 한국전쟁 때 일본에서 미군의 한글교육용으로 쓰였다. 벤톤 자모조각기는 자모를 조각하는 기계로 여기에서 만들어진 자모에 납을 녹여 부어서 활자를 만든다. 원도의 모양대로 금속판을 부식시켜 만든 원자판을 탐색침이 따라 움직이며 그 모양대로 자모를 조각하는 원리다.

최종순은 교과서 활자와 신문 활자의 근간을 이룬 원도 설계자다. 그는 백학성 원도를 참고해 국정교과서 활자(1954), 중앙일보 활자(1962), 평화당활자(1962)를 개발했으며, 1980년대 중앙일보뿐 아니라 한국일보, 서울신문, 동아일보 등 여러 신문사의 활자개량을 도맡았다. 이 시기의 신문용 서체들은 이전보다 활자의 크기와 속공간을 키우고 글자 높이를 높여, 완전히 넓적한 편평체가 아닌 정사각형의 틀에서 그려졌다.

최정호는 백학성 원도를 참고하여 동아출판사 활자(1955), 삼화인쇄사 활자(1955), 장왕사 교과서 활자(1966)를 개발하는 등 서적 출판에 적합한 바탕체와 돋움체를 완성한 원도 설계자다. 동아출판사 활자는 최정호의 첫 원도 활자이자 도서용 한글 원도 활자다. 세로쓰기용으로 제작되던 이전 활자와 달리 가로쓰기와 병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1984년에는 석금호의 산돌 서체회사가 설립됐으며, 1986년 김명의의 캅프로86 사진식자기가 발명되면서 납활자 대신에 컴퓨터용 활자인 디지털 한글 폰트 개발 작업이 시작됐다.

1988년에는 최초로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에 전자출판전공 석사과정이 신설되면서 본격적으로 한글 활자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작됐다.

 

1990년 탈네모틀체 유행

1990년 이어령 제1대 문화부 장관(1990~1991) 재임 시 플래카드에 안상수체를 사용함으로 한글 탈네모틀체가 유행하게 됐다. 같은 해 강경수의 한양정보통신이 한양시스템이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돼 석금호의 산돌, 1989년 설립된 윤영기의 윤디자인연구소와 함께 한글 폰트 제작사의 트로이카를 이뤘다. 3대 서체 회사는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모리자와, 사켄 등 일본 사진식자 회사와 한글 폰트 디자인을 경쟁하기 시작했다.

1989년 설립된 휴먼컴퓨터 역시 탁상출판용 프로그램인 문방사우를 개발하고 폰트매니어라는 폰트 제작용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서울시스템, 정주기기와 함께 한글 폰트 시장에 참여했다. 묵향서체로 유명한 강경수의 한양시스템은 1991한글과 컴퓨터의 아래아한글에 HY신명조, HY중고딕을 제공했다.

1991년에는 문화부의 한글 글자본 제정 기준안이 확정 발표됐다. 문화부는 한글 교과서본문체(문화바탕체)의 한글원도와 폰트를 개발했는데, 최정순, 홍윤표, 이기성 등이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강경수의 한양시스템이 코리아제록스에 레이저프린터용 한글 서체를 공급하고, 윤디자인연구소가 동아일보사에 한글 서체를 공급했다.

1992년 한글 표준코드에 KSC5601-92 조합형코드가 추가돼 한글 11172개 음절 모두 표현이 가능해졌다. 문화부에서 한글 교과서네모체(문화돋움체)를 개발(검토위원: 김진평, 이승구, 이기성)하고, ‘한글 주요 서체 폰트 및 자소 조합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문화바탕체논문집을 발행했다. 윤디자인연구소가 조선일보사에 서체를 공급하고, 서울시스템에서 조선왕조실록 CD 제작용 한글·한자 활자를 개발했다(1992~1995).

1993년 문화부에서 한글 교과서본문제목체(바탕제목체), 한글 교과서 네모제목체(돋움제목체) 폰트를 개발했다(연구원: 최정순, 홍윤표, 이기성). 동국전산의 홍우동이 한글 서체 홍우체를 발표했다.

1989년부터 1993년 사이의 한글 활자 글꼴 개발 사업은 당시 문화부의 임원선 사무관, 김장실 어문과장, 신현웅 차관보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어령 장관의 결단에 의하여 추진되고 완성될 수 있었다. 이 때 개발된 서체가 교과서본문체, 교과서네모체, 제목체, 쓰기체 등이다.

월간 프린팅 코리아 2016년 11월호 통권 173호    

 
 

  프린팅코리아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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