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내 최초 출판인쇄전문박물관 ‘삼성출판박물관’
우리의 슬기·지혜 담긴 ‘책’의 탑
우리나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박물관과 전시관들이 존재한다. 국보나 보물 그리고 지역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는 국립이나 시립박물관은 물론이고 하나의 주제로 조성된 개인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을 찾아가본다. 이번호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삼성출판박물관이다. 글ㆍ사진 | 임남숙기자 sang@print.or.kr   
문화  |  레저/건강



  

 

삼성출판박물관은 1990629일 개관한 국내 최초 출판인쇄전문박물관으로, 김종규 삼성출판사 회장이 30여년 동안 모은 출판인쇄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김종규 관장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역사의 수많은 시련기에도 고유한 문화와 정서를 가꾸어 왔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와 같은 전통적인 문화의지의 집약능력을 발휘해 균형잡힌 인간 사회를 이룩해 내는데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출판박물관을 개관하게 된 것도 바로 여기에 뜻이 있다고 말하며 출판과 인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립목적에서도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 출판문화를 꽃피운 우리나라의 출판 인쇄 자료를 발굴, 보관, 전시함으로써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현시적으로 나타내 줄 민족공유의 산 교육장이라고 못박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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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쇄 관련 40여만점 유물 소장

삼성출판박물관은 국보 제265호 초조본(初雕本)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주본 권13, 보물 제758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보물 제745월인석보(月印釋譜)’ 22, 보물 제1091제왕운기(帝王韻紀)’ 등 국보 1, 보물 11건을 비롯해 시대별 출판인쇄물과 고활자, 인쇄기구, 서화류, 전적류 등 관련 유물 40여만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및 직지의 영인본을 전시하고 있으며, 사경, 고려대장경, 목판인쇄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 놓아 일반인들도 고인쇄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맞은편에는 인쇄도구, 활자, 타자기, 인쇄기 등도 전시해 놨다.

박물관에는 조선시대와 근대시기에 제작된 책들이 특히 많이 전시돼 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책으로는 자치통감강목, 국조보감, 계원필경집, 천자문, 용비어천가, 서유견문 등이 전시돼 있으며, 근대화에 있어 여러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 서유견문은 책 소개와 함께 관련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책이 갖는 의미를 좀 더 쉽게 와 닿을 수 있도록 했다.

근대시기에 제작된 책은 각 분야별로 전시돼 있는데, 소설로는 김유정의 동백꽃, 이광수의 무정 등이, 시로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우리나라 국민들이 사랑하는 작가와 대표책이 전시돼 있다. 또한 조선시대 교과서(1543~1894), 개화기 교과서(1895~1910), 일제시대 교과서(1911~1945), 해방후 교과서(1945~현재) 등 시대별 교과서의 특징과 사회상황을 판넬을 통해 설명하고 있으며, 각 시기별 국정교과서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대한제국부터 최근까지 발행된 소년, 삼천리, 문학사상 등의 잡지와 노천명과 이희승의 서신, 만해 한용운의 출판허가증 등 각종 서신들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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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개관 25주년 특별전 어제의 책 오늘의 희망

삼성출판박물관은 개관기념전(19906)을 시작으로 교과서특별전(1991), 한국신문학 특별기획전(1992), 광복전후 50년자료 특별기획전(1995), 고판화 특별기획전(2004), 일제강점기 교과서전(2006), 50년대 출판물전(2011) 등 각종 특별전을 진행했다. 20159월부터는 광복 70주년 및 개관 25주년 기념 특별전 어제의 책 오늘의 희망을 개최하고 있다. 삼성출판박물관이 소장하고 전시하는 책들은 분명 어제의 책이지만, 어제의 책이 있었기에 오늘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또 미래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전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독립운동, 해방, 한글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해방주제에서는 해방기념시집’(중앙문화협회, 1945)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책에는 정인보, 홍명희, 안재홍, 이극로, 김기림, 김광균, 김광섭, 김달진, 양주동, 이병기, 이희승, 이용악, 이헌구, 임화, 박종화, 정지용, 조지훈, 이하윤, 조벽암, 오장환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한글주제에서는 조선어학회가 1946년에 펴낸 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 한글학회(조선어학회)1932년부터 발행한 학회 기관지 한글’, 한글학자 최현배와 허웅의 한글 관련 논저 등이 전시되고 있다. ‘독립운동주제에서는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국사원판(1948) 친필 서명본, 1947년 발간된 김춘광의 안중근사기’, 1947년 태극서관에서 나온 도산 안창호’, 1951년 발간된 임민영의 애국지: 의사 윤봉길 선생 편등이 선보인다.

시대의 정치와 사회 상황을 증언하는 자료로는 1958년 대한민국부흥부가 발표한 부흥백서’, 중앙학도호국단이 발간한 학도호국단 10년지’(1959), 1965년 발간한 한일회담백서’, 박정희 대통령 연설집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한다’(1968) 등이 있다.

문학분야에서는 시집으로 한용운의 님의 침묵’(한성도서, 1950), 정지용의 백록담’(문장사, 1941), 이육사의 육사시집’(서울출판사, 1946), 김소월의 진달래꽃’(숭문사, 1957), 김소월의 정본 소월시집’(정음사, 1955),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48), 박목월·조지훈·박두진의 청록집’(을유문화사, 1946) 등이, 소설로는 이효석, 김유정, 이상, 주요섭, 박태원, 김동리, 박경리, 황순원, 이태준, 염상섭, 최인훈, 이범선, 전광용, 김승옥, 이문열 등 현대 한국 소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집과 장편 단행본이, 번역 문학 작품으로 나보코프의 로리타’,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 톨스토이의 참회록’,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등이 전시되고 있다.

잡지 분야에서는 청소년 종합문예지 학원창간호(1952), 대표 순수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1972) 창간호, ‘현대문학’(1955) 창간호, 1970년대 대표 문예지 문학과 지성’(1970) 창간호,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1976) 창간호, ‘뿌리깊은 나무’(1976) 창간호, ‘작가세계’(1989) 창간호 등 다수의 창간호를 선보이고 있다.

개관 당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출판박물관은 우리의 악기다. 책은 옥퉁소가 된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가까이 가서 입술을 대고 허파 깊숙이 호흡을 하면 아름다운 음향이 들려온다. 잠자는 영혼들을 깨우며 파도처럼 일어서는 만파식적, 그 옛날 기적으로 이 세상을 다스리던 만파식적의 그 피리소리가 들려온다. 박물관의 이 침묵, 천년의 침묵, 그리고 먼지들은 우리의 뜨거운 입김을 기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책의 먼지가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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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박물관 소장 중요 유물

 

초조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265. 고려시대(1011~1087))

실차난타가 한역한 주본 화엄경 80권 가운데 권 제 13으로 초조 대장경본에 속하는 귀중한 자료다. 한 판에 14자씩 22줄 또는 23줄을 새겨 지질이 우수한 닥종이에 인출한 다음 차례로 이어 붙였는데, 판각술이 정교하고 인출솜씨가 뛰어나 90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글자획과 먹색이 또렷하다.

 

월인석보 권 22,23(보물 제745-7, 보물 제745-8. 세조 5(1459))

먼저펴낸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2년여에 걸쳐 수정, 증보해 두 책 이름의 첫 글자 둘씩을 따 월인석보로 하여 펴낸 것이다. 인출에 공을 들였으며, 먹이 진해 인쇄가 매우 선명하다. 현재 유일본으로 여겨지는 책으로 불교학, 국어학 및 서지학 등의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다.

 

월간 프린팅 코리아 2015년 1월호 통권 163호    

 
 

  프린팅코리아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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